2012.06.03

일기 2012. 6. 3.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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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블로그가 전혀 끊기지 않는다. 어제 그건 뭐였던 걸까?

 

 

1

아침 겸 점심으로 물냉면을 먹고 누나와 홈플러스에 놀러 다녀왔다. 오늘은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누나가 이불을 빨았고 나는 이불을 걷었다. 내일은 빨래를 걷어야 한다. 할 수 있다면 내일 목욕과 방 청소를 마저 끝내고 싶은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2

오늘 미루고 미루었던 '그림쓰기'를 읽었다. 홍창수 교수님의 작품인줄을 모르고 읽었는데 읽고 나서 알아차렸다. 그런데 교수님 정말 재미없어요... 리포트를 쓰기 싫은데 지금 C도 간당간당한 상태라 이번에마저 쓰지 않으면 위험하다. 게다가 저번 과제도 교수님 공연을 보고 리포트 쓰는 거였는데 전혀 쓰지 않아서 교수님이 나를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떡해. 교수님 만든 건 진짜 재미없는데! 차라리 야겜 리포트를 쓰겠다.

 

 

3

요즘 엑셒 몇몇 사람들에게 딸감을 제공하고 있다. 전혀 피드백이 들어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잘 보고 있는지 혹은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지만, 게시판의 미묘한 분위기를 통해서 다들 만족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무사고가 제일이며 가장 훌륭한 국치는 통치자를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오늘따라 자게가 조용한 이유가 혹시 교도소에 포르노를 배급하자 사고가 줄어든 것과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취향은 조금 궁금하긴 하다. 그래도 주말간만 열심히 보내고 주중에는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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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는 말인데 오늘 보냈던 그라비아 아이돌 시노자키 아이의 영상을 지금 보면서 이 글을 작성하는 중이다. 시노자키 아이가 탐스러운 육체를 뽐내며 카메라를 보고 미소짓고 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몰랐는데 굉장히 어색한 미소이다. 행동이나 연기 같은 것도 전부 보여주기이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빤히 보인다. 역시 진심과 허위심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하지만 시노자키 아이가 내 눈앞에서 저런 행동을 한다고 해서 내가 그것의 진위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사람 경험이 극도로 적다. 그것을 장점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 그것은 물론이거니와 사람 경험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이용하고 무기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시노자키 아이가 드물게 밝게 웃었다. 물이 즐거운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렇지만 뚫어져라 카메라를 바라보고 웃는 일은 그렇게 즐거워보이지 않는다. 저것도 노동인 것이다.

 

 

5

부의 미래를 필사하면서 몇 가지 변화가 생겼는데 그것은 문장의 정보량이 확 늘어난 것과 문장 호흡이 길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두 가지가 전부 등가하게 상승한 것은 아니다. 문장의 정보량이 아직은 호흡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호흡을 강하게 만들어야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다. 문장의 길이나 문단의 단단함이 문학적으로 아름다운 글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외형적 요소일 뿐이다. 호흡은 문학적인 힘의 근원이다. 긴 호흡을 위해서는? 일단 체력을 길러야겠지. 읽는 체력과 쓰는 체력 모두.

 

 

6

엑셒에 나의 게으름을 조금 밝혔다. 달리기를 하는 게 좋겠다는 충고를 받았는데 정말 옳은 말이다. 주기적으로 달리고 싶다. 그렇게 하면 내 알러지성 만성질환들도 고칠 수 있고 스트레스도 많이 풀릴 것이다. 요새 몸이 너무 물러지고 게을러져서 걱정이다. 이런 몸으로 글의 힘을 논하는가. 안될 말이다. 건강한 몸이 건강한 글을 낳는다.

 

 

7

저녁으로 롯데리아에서 더블타워 버거와 그릴치킨 버거를 먹고 왔다. 그릴치킨은 어디에서 먹어도 맛있지만 더블타워는 메가맥을 뛰어넘는 훌륭한 맛이다. 오리지널 메가맥을 먹어보지 못하고 할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최근 맥도날드에서 홍보했던 가짜 메가맥보다는 이것이 더 맛있다. 비록 덜 두껍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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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에 가기 전에 누룽지와 산책했다. 똥이 정말로 마려웠는지 세 번이나 배설했다. 가져간 똥봉지가 모자라서 마지막 배변은 발로 치워서 겨우 길가로 밀어놓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욕을 할 것을 생각하니 좀 부끄러웠다.

 

 

9

지금 막 시노자키 아이가 '바스켓볼을 하자'면서 농구공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익숙한 폼은 아니다. 그렇지만 공을 가지고 노는 느낌이나 웃음은 가식이 아니다. 어색하지만 숨을 색색거리면서 뛰는 모습이 보기 좋다. 공 들고 어색한 웃음이나 지어대는 것보다 뛰어 노는 것이 훨씬 예쁘다. 생각해보니 어린아이구나. 더 뛰어놀 나이 아닌가. 왜 성이 상품이 되어서는 안되는가. 그 해답을 조금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다.

 

 

10

야후 웹툰이 곧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야후 웹툰에서 볼만한 것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지금은 귀귀의 귀갤과 기안84의 단편을 모았다. 귀귀는 전작이 있기는 하지만 도저히 볼만한 수준은 아니고 기안84는 생각보다 연재력이 좋아서 놀랐다. 귀귀의 귀갤은 지금도 연재중인 작품인데 사람들의 평은 '정신줄을 놓았다'고 한다. 내가 보아도 도저히 대한민국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할만한 내용은 아닌데, 솔직히 재미있다. 귀귀가 야후 웹툰 서비스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 같아서 유쾌하다.

 

 

11

이전에 쓰던 글을 마저 써야 하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적절하게 이어질지 모르겠다.

텍스트 기반의 게임과 비주얼 기반의 게임이 같은 기법을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텍스트 게임이 어째서 더 유저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가? 그것은 공백의 문제이다. 공백이 많을수록 사람의 상상력이 개입할 여지는 많아지고 꽉 차있을수록 사람의 상상력이 개입할 여지는 적어진다. 당연한 것 아닌가? 꽉 찬 방에 집어넣을 수 있는 물건이 많은가 아니면 비어있는 방에 집어넣을 수 있는 물건이 많은가?

그렇지만 유저가 언제나 게임에 유익한 상상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에는 얼마든지 게임의 세계를 나쁜 쪽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유저가 있다. 그들은 버그를 찾아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사람들에게 재미로 해를 끼친다. 그렇기때문에 관리자들은 유저를 통제하려고 애쓰며 작은 버그라도 없애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의도된 공백은 이러한 통제가 필요없다. 애초에 만들어두지 않은 액션으로부터 유저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매우 개인적인 만족감뿐 아닌가. 말하자면 이렇다. 게임 속 캐릭터의 감정구현을 실제 캐릭터의 모션으로 구현한 게임은 실제로 유저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내장된 표현으로 구현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모션이 전혀 내장되지 않은 게임은 유저가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찾아내 구현할 것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도구만 주어진다면.

즉 텍스트 기반 게임은 텍스트라는 도구를 통해서 유저로부터 이미지를 상상하게 하는 게임이고, 비주얼 기반 게임은 이미 그것을 유저에게 주어준 게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의 상상력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텍스트 기반 게임이 더 많은 것이며 게임의 개발자에 의해서 적절하게 유도된 것이라면 그 상상력은 게임의 세계를 더 풍족하게 만들 것이며 게임의 생명력을 높여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예로 들었던 게임인 에라 메가텐은 어떠한가. 여기서 제공하는 텍스트 기반의 전투대열과 맵 지도가 과연 유저에게 비주얼 기반보다 더 나은 이미지를 제공하는가? 정답은 NO이다. 이것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 에라토호의 세계관은 게임의 목적상 인물, 그리고 인물간의 관계만을 최소한으로 구현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 스토리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모든 부분은 생략된다. 그렇기 때문에 맵은 그저 인물의 배경에 불과하며 장소는 오로지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만 사용된다. 심지어 대부분의 경우 장소는 생략되며 맵은 그저 유저가 너무나 손쉽게 목표를 탈취할 수 없게 만드는 미로이다. 둘째, 이러한 장소의 사용은 게임의 목적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작자들의 배경에 대한 이해도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이 더나은 세계관의 배경을 구현하여 에라 시리즈에 넣을만한 이유가 있는가? 물론 그런 식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들이 그것을 구현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수고가 들어가며 그 대가 역시 적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대가는 돈이 아니라 조교를 통한 쾌감을 말하는데, 여기에 장소 이미지가 과연 얼마만큼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백그라운드 이미지 이상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에라 메가텐이 텍스트 기반으로서 다른 비주얼 기반 게임보다 더 나은 이미지를 제공하는 부분은 과연 어디인가? 그것은 인물의 묘사와 스토리 진행이다. 이는 다음에 이어 설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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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이브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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